2021년, 와디즈 펀딩 제품 중 국산(?) DIY 3D 프린터가 있었다. 저렴한 가격에 품질이 궁금하여 구입했는데,
역시나
대부분 부품은 중국산인데, 문제는 가공 품질이 최악이었다. 가공품은 국산이란다. 조립 중 샤프트를 리니어 부시에 끼우려는데, 빡빡해서 들어가질 않는 것이다. 게다가 리니어 부시의 볼이 상당히 빠져버렸다.
사진을 보면 왼쪽 샤프트 표면에 긁힌 자국을 볼 수 있다. 응? 이상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호구!
베어링용 샤프트는 절대 긁히면 안 된다. 리니어 부시의 볼은 SUJ2급 탄소강구. 아무리 중국산이라도... 베어링 볼보다 샤프트 재질이 무르면 긁힐 수밖에 없다.
베어링용 샤프트는 열처리+연마+도금봉을 사용해야 한다.
메탈 V2의 순정 샤프트는 연마와 열처리를 빼먹은 것이다!
도금은 녹을 방지하기 위한 공정이고,
연마는 균일한 지름이 나오도록 표면을 깎는 공정이며,
열처리는 표면이 뭉개지지 않도록 하는 공정이다.
순정 샤프트의 지름 치수는 8.00mm를 넘어버렸다. 연마 공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금은 녹 발생을 방지하는 기능을 할 뿐이다.
고주파 열처리를 해서 표면을 강화시켜야 볼에 긁히지 않는다. 긁히게 되면 소음이 발생하고, 마찰이 생기고, 유격이 생긴다. 윤활유도 금방 까매진다. 그러면 3D 프린터의 수명이 끝나는 것이다.
열처리 제품인데도 긁혔다? 그렇다면 호구! 열처리 강도를 측정해 볼 필요가 있다. 어디서나 HRC 55가 나온다고 장담할 수 없다. 재질과 공정에 따라 HRC50도 나올 수 있고 HRC60도 나올 수 있다. 열처리 강도가 낮다면 작업 공정에 문제가 있거나, 재질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리니어 부시
중국산 부시 또한 저가 제품은 가공 공차가 커서 유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프린터 구성품에는 부시에 기름칠도 없었고 밀봉도 되지 않았다. 리니어 부시에는 점도가 높은 그리스 보다 베어링용 윤활유를 발라야 한다. LM부시에는 그리스 주입구가 없고 고무씰 때문에 어차피 내부로 잘 들어가지도 못한다. 뭉치고(떡진다고 표현), 오염이 쉽게 되므로 수시로 세척해야 한다.
리니어 부시는 삼익(THK) 제품을 주문했다. THK는 일본 회사이며, 중국산 묻지마 제품과 비교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품질이 매우 좋다.
샤프트 주문 제작
너무 화가 나서 주문 제작을 하였다. 환봉은 중국에서 수입하지만 가공은 한국에서 하며, 오픈마켓에서 쉽게 주문 제작 구매가 가능하다.
주문 조건: 베어링용, 열처리 + 연마 + 도금봉(SUJ2 재질) 또는 SUS440C
축 고정, 베어링 회전용 제품의 가공은 규격으로 정해져 있다. 3D 프린터용 지름 8의 리니어 샤프트는 g6급으로 가공을 하면 된다. -0.005~ -0.014mm 공차이며, 리니어 샤프트의 실제 지름은 7.995 ~ 7.986mm가 되어야 한다. 정밀 기계 부품이므로 꼭 마이크로미터로 지름을 측정해야 한다.
주문제작한 샤프트와 삼익 리니어 부시를 결합했을 때, 쑥 들어가고 유격이 없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그래 이거지! 중국산이던 한국산이던 싼 제품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